편의점에 들어가 계산대를 지나치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카페에서도 키오스크에 주문하고 커피를 픽업할 뿐, 바리스타와의 대화는 없다. 이처럼 무인점포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재 가 되었다. 자영업자에게는 인건비 절감의 희망이고, 소비자에게는 빠른 주문과 결제를 가능케 하는 효율의 상징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용 불안정과 일자리 감소라는 어두운 단면 이 존재한다. 특히 청년, 노년, 저학력 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해온 서비스직 일자리가 무…
누군가는 매일 아침 커피를 사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커피값을 아껴 도시락에 물 한 컵을 곁들인다. 이처럼 커피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소비자의 심리와 경제 여유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소비지표 다. 특히 한국처럼 외식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에서는 커피 가격의 변동이 단순한 원두 수입가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점점 늘어나는 임대료, 최저임금 상승, 유통 마진, 그리고 소비자의 지출 심리까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카페의…
사람들은 오늘도 앱을 켜고 음식을 주문하고, 커피를 배달받고, 생필품까지 집 앞까지 가져다준다. 이 편리함은 온라인 플랫폼 경제 의 산물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배달 인력의 노동 이 존재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폭증한 비대면 소비는 배달기사의 수요와 노동 강도를 동시에 키우는 결과 를 낳았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는 배달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된 구조 속에 가두고 , 기사들은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며 수입을 예측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
마트에 가면 사람들은 장바구니가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양은 줄고 가격은 올랐으며, 할인 품목도 예전처럼 흔하지 않다. 이러한 체감은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닌, 푸드 인플레이션(Food Inflation)이라는 구조적 문제의 결과다. 사람들은 보통 기후 변화나 원자재 가격 상승을 그 원인으로 떠올리지만, 실상은 그보다 복잡하다. 식품 가격은 유통 구조, 노동력 비용, 수입선 다변화 실패, 글로벌 물류망 붕괴 등 다양한 비가시적 요인들에…
사람들은 중고거래를 ‘저렴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일’ 정도로 여긴다. 하지만 중고 거래는 이제 단순한 경제활동의 일부가 아니라, 하위경제권을 형성하는 하나의 유통 생태계 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국처럼 생활비 부담이 높고 실질 소득이 정체된 사회에서는, 중고거래가 실질 구매력의 대체 수단 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중고거래는 단순히 돈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서, 자산 회전율을 높이고, 소비 순환 구조를 변화시키며, 나아가 유통 산업 전반에 영…
실손의료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릴 정도로 대중적이다. 2023년 기준 가입자는 3,900만 명 이상, 국민 10명 중 7명은 실손보험에 가입해 있다. 그러나 지나친 의료 이용, 과잉 진료, 보험금 누수 등으로 인해 보험료 인상과 구조 개편이 반복되면서 , 이제 실손보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의료·보험·소비·국가 재정의 교차점 에 서 있다. 최근 정부와 보험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실손보험 5세대 도입, 비급여 특약 분리, 청구 …
정부가 부채를 늘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바로 "GDP 대비 부채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낮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은 사실일까? 공공부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한 국가가 미래 세대에게 어떤 부담을 넘길지를 결정하는 척도 이며, 현재의 복지와 성장을 위해 미래를 담보 잡는 행위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처럼 급속한 고령화와 저성장, 그리고 낮은 출산율이라는 삼…
세계 경제는 대부분 기축통화 국가를 중심으로 설계 되어 있다. 미국의 달러가 대표적인 예다. 달러는 전 세계 원자재 거래, 국가 간 결제, 외환보유 기준 등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며, 미국은 자국 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거나 유동성을 줄이는 정책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달러가 아닌 비기축통화 국가들은 전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처럼 돈을 찍어낼 수도 없고, 금리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없다…
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사람들은 그 수치 변화만을 뉴스로 접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훨씬 더 복잡하고 현실적인 변화가 담겨 있다. 특히 한국처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 대비 100%를 넘는 사회 에서는 금리 조정이 단순한 금융 정책이 아닌 사회 전체의 소비 흐름과 경기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 로 작용한다. 한 개인의 월 이자 부담이 20만 원만 늘어나도 그 사람의 소비 패턴은 즉시 변화한다. 누군가는 외식을 줄이고, 누군가는 대출 …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도시 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은 출생률 저하와 청년 유출로 인해 인구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구가 줄어들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현재는 '복구 불가능한 인구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방의 미래가 암울하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지역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 즉 부동산 가치 가 급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