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병원이 사라지는 이유: 의료 인프라와 주거지 가치의 상관관계

“예전엔 이 동네에도 병원이 세 군데나 있었는데, 지금은 한 군데도 없다.” 이런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역의 소형 병·의원이 문을 닫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동네 의원, 치과, 내과, 소아과 등 1차 의료기관은 대형 상업지역이나 신도시로 이동하거나, 아예 폐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의사 수 감소’나 ‘경쟁 심화’ 때문이 아니다. 이면에는 지역 의료 인프라 축소와 주거지 가치 하락이라는 구조적 연관이 있다. 본 글에서는 동네 병원이 사라지는 원인을 분석하고, 주거지 환경과 경제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왜 동네 병원은 줄어드는가?

  • ① 고령 의사의 은퇴: 개원 초기 90년대 세대가 대거 은퇴하며 폐업 증가
  • ② 인건비 상승: 간호사, 행정직원 구인난으로 운영 부담 가중
  • ③ 온라인 진료 확산: 병원 방문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중
  • ④ 대형 병원 선호: 동네 의원보다 진단·검사 등 종합 진료가 가능한 병원 집중

표: 최근 5년간 의원 수 감소 현황 (주요 도시 기준)

지역 2018년 의원 수 2023년 의원 수 변화율
서울 6,120개 5,720개 -6.5%
대구 1,320개 1,195개 -9.5%
광주 1,010개 950개 -5.9%
전주 780개 695개 -10.9%

병원이 사라지면 주거지에 어떤 일이 생길까?

동네 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이 아니라, 고령자나 아동을 둔 가정에게 중요한 생활 인프라다. 병원이 사라지면 지역의 '생활 완결성'이 떨어지고, 거주 선호도가 낮아진다. 특히 아래 세 가지 변화가 관측된다:

  • 1. 고령자 이탈: 가까운 병원이 없는 지역은 고령층의 이주를 유도한다.
  • 2. 아파트 거래량 감소: 실거주 선호도가 낮아지며 거래 자체가 줄어든다.
  • 3. 임대 수익 하락: 병원 밀집 지역의 상가·주택 임대 수익은 안정적인 반면, 의료 공백 지역은 공실률 상승

의료 인프라가 부동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동일 생활권 내 병원 밀집 지역은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 대비 평균 3~7%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이 단순 편의시설을 넘어 ‘정주 여건의 핵심 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론: 동네 병원의 퇴장은 단순한 의료 문제가 아니다

동네 병원이 줄어드는 현상은 보건복지 문제일 뿐 아니라, 지역 경제와 부동산 시장,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문제다. 의료 인프라가 무너지면, 거주 인구는 줄고, 소비도 줄며, 결국 지역의 자생력이 약해진다. 작은 의원 하나가 사라지는 건 곧 동네가 약해진다는 신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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